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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희귀 질병

반려견 희귀 질환 ‘기흉’의 원인과 대처법

갑작스런 호흡 이상, 단순한 놀람이 아닐 수 있다

강아지가 평소와 다르게 가쁜 숨을 쉬거나, 입을 벌리고 호흡하면서 갑자기 움직이기를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단순히 무더운 날씨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실외 활동 후 헐떡이는 모습이나, 흥분한 상황에서의 빠른 호흡은 흔한 반응으로 보이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런 전조 없이 평소보다 심하게 헐떡이며, 누운 자세로 숨을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가슴을 만지면 움찔하거나 통증 반응을 보인다면 단순 피로가 아니라 흉강 내 공기 축적으로 인한 기흉이 원인일 수 있다. 기흉은 폐를 감싸는 흉강 내부에 공기가 고이면서 폐가 제대로 팽창하지 못하는 상태로, 경미할 경우에도 호흡 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폐 허탈과 저산소증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사고가 없었더라도 기흉은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보호자가 인식하지 못한 외상이나 선천적 폐 이상으로도 발병할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반려견 희귀 질환 기흉 원인 대처법

기흉의 원인

기흉은 크게 자발성과 외상성으로 나뉜다. 자발성 기흉은 특별한 외부 충격 없이 내부 원인으로 발생하며, 이 중 일부는 폐 내 낭종이나 폐포가 터지면서 흉강에 공기가 유입되는 것이 원인이다. 선천적인 폐기포 형성이나 폐의 낭포성 병변이 있던 경우, 갑작스러운 기압 변화나 과격한 움직임으로 인해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품종에서는 기흉에 대한 유전적 취약성이 보고되며, 시베리안 허스키, 아키타, 보더 콜리, 와이마라너 등에서 빈도 높게 관찰되었다.

외상성 기흉은 교통사고, 낙상, 문에 끼임, 혹은 강한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폐에 직접 손상이 생기며 발생한다. 이런 경우 늑골 골절이 동반되어 폐에 손상을 주거나, 외부의 날카로운 물체가 흉벽을 관통해 공기가 흉강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수술 후 발생하는 인위적 기흉 역시 외상성 기흉의 하나로 분류된다. 드물게는 감염이나 종양으로 인한 폐 조직 괴사로 인해 2차적으로 기흉이 생기기도 한다.

기흉은 한쪽 폐에서만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측 폐에서 동시에 나타나면 호흡 기능의 급격한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자발성 기흉은 반복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고 향후 재발을 방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흉 주요 증상

기흉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이다. 강아지가 평소보다 호흡수가 많아지고, 입을 벌린 채 혀를 내밀고 숨을 쉬며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들숨보다 날숨이 짧고, 흉부가 덜 팽창하거나 비대칭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가슴을 조심스럽게 만지면 통증 반응을 보이기도 하며, 아이가 숨을 쉬기 위해 계속 앉거나 엎드린 자세를 유지하려 하는 것도 흔한 특징이다.

진행되면 기력이 떨어지고, 걷기를 꺼리며, 식욕도 급격히 줄어든다. 피부와 점막이 창백해지거나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산소 공급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다. 청진 시 폐음이 줄어들거나 한쪽에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기흉이 빠르게 진행되면 저산소증으로 인해 실신, 쇼크, 호흡 정지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외상 이후 곧바로 호흡 이상이 나타난 경우라면 기흉을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하며, 원인을 명확히 모르는 자발성 기흉이라 하더라도 위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흉 진단 방법

기흉의 진단은 흉부 X-ray 촬영으로 가장 명확하게 이루어진다. X-ray 상에서 폐가 허탈되어 있고, 흉강 내에 비정상적인 공기 음영이 보이며, 폐와 흉벽 사이에 공기층이 생긴 것이 확인된다. 특히 폐가 완전히 찌그러져 있는 경우나, 심장이 한쪽으로 밀려 있는 모습은 긴장성 기흉의 소견으로, 즉시 조치가 필요한 응급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 흉부 초음파나 CT 촬영이 추가되기도 하며, 이는 기포나 낭종 위치 확인, 늑골 손상 여부, 종양성 병변 평가 등에 활용된다.

기흉의 원인이 자발성인지 외상성인지 확인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과거력에서 낙상, 사고, 외상 기록이 있는지 여부와 함께, 기흉이 발생한 부위와 범위, 폐 허탈 정도, 기흉 내 공기량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일부 경우에는 흉수와 함께 동반되어 폐렴이나 농흉과의 감별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

진단 후에는 산소 포화도 측정과 호흡수, 심박수, 점막 상태 등의 생체 징후를 함께 모니터링하며 상태의 심각도를 판단한다. 산소 공급 없이 5~10분 이상 저산소증이 지속되면 뇌와 심장에 손상이 갈 수 있으므로, 진단과 동시에 응급 처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기흉의 치료와 관리

기흉의 치료는 공기 제거와 폐 확장 회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가장 일반적인 응급 처치는 흉강 천자다. 이는 가느다란 바늘이나 캐뉼라를 이용해 흉강 내 공기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폐가 다시 확장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긴장성 기흉인 경우에는 즉시 천자를 통해 압력을 낮추는 것이 생명 유지를 위한 필수 조치가 된다.

천자로 해결되지 않거나 공기 누출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흉관을 삽입해 지속적인 흉강 배액을 시행해야 하며, 수일간 입원 관찰이 필요하다. 반복되는 자발성 기흉이나 대규모 폐기포가 발견된 경우, 수술적 제거가 권장되며, 이 경우 흉강경 또는 개흉 수술로 병변 부위를 절제하고 폐 조직을 재정비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 목적의 흉막 유착술이 병행되기도 한다.

경미한 기흉은 흉강내 압력이 자연스럽게 회복되면서 치료되기도 하지만, 자발성 기흉은 재발률이 높아 수술이 권장된다. 또한 기흉 후 회복기에는 안정적인 환경 유지, 흉부 압박을 피하는 자세 교정, 격한 운동 금지 등이 필요하며, 보호자는 수술 후 최소 2주간은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기흉은 초기에 빠른 인식과 처치가 이루어진다면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늦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진다. 평소보다 빠른 호흡, 흉부 팽창 이상, 운동 기피, 산소 부족의 징후가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나 불안이 아닌, 심각한 내부 문제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