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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희귀 질병

강아지의 희귀 호흡기 질환 ‘기관 협착증’의 원인과 장기적 호흡 관리법

기침이 자주 나오고 숨이 가쁘다면, 단순한 감기라고 보기엔 무리일 수 있다

강아지가 간헐적으로 기침을 하거나 호흡이 거칠어졌을 때,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일단 “먼지를 마셨나 보다” 혹은 “목에 털이 걸렸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특히 짖은 직후에 목을 크르릉 하며 긁는 듯한 소리를 내거나, 밤에 자주 기침을 한다고 해도 계절성 알레르기나 감기 정도로 판단해 넘기기 쉽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기침이 점차 자주 발생하고, 한 번 기침을 시작하면 잘 멈추지 않는다거나, 흥분했을 때 숨이 더 가빠진다면 그건 일시적은 문제가 아니다. 특히 중소형견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기관 협착증(Tracheal Stenosis)’은 생소한 이름과 달리 매우 중요한 호흡기 질환 중 하나로, 기도(기관)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좁아지면서 정상적인 공기 흐름을 방해하고, 결국 호흡 곤란과 산소 공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질환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기관벽이 점점 더 무너지고, 나중에는 산책조차 힘든 심각한 호흡 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조기 인식과 장기적 관리 전략이 이 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다.

강아지의 희귀 호흡기 질환 기관 협착증 원인 장기적 호흡 관리

강아지 기관 협착증은 어떤 구조적 문제로 생기는가

기관은 코와 입에서 들어온 공기를 폐로 전달하는 통로이며, 연골로 둘러싸인 튜브 형태의 구조물이다. 강아지의 경우 기관은 C자형 연골 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위를 섬유질과 근육 조직이 덮고 있다. 기관 협착증은 이 연골 고리 자체가 선천적으로 약하게 형성되거나, 나이가 들면서 점차 무너져 내리면서 기관이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병리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이 상태에서는 기관의 지름이 정상보다 좁아지고, 공기가 지나는 통로가 제한되어 숨을 들이쉴 때는 물론 내쉴 때도 저항이 생기게 된다. 이는 단순한 호흡 곤란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전신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으며, 특히 흥분하거나 온도가 높을 때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다.

선천성 기관 협착증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이상이 존재하며, 품종적으로는 요크셔테리어, 포메라니안, 치와와, 말티즈, 퍼그, 시추 등 소형견과 단두종에서 자주 보고된다. 반면 후천성 기관 협착은 비만, 반복적인 기도 염증, 노화, 기관 내 삽관 시 조직 손상, 그리고 만성적인 기침과 같은 자극으로 인해 기관 벽이 약화되어 점차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령견에게서 이전보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운동 후 헐떡거림이 심해졌다면 기관 협착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 질환이 한 번 시작되면 점점 더 나빠지고, 이는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 약물만으로는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강아지 기관 협착증 초기 징후는 아주 흔한 증상으로 위장된다

기관 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보호자가 자주 경험하는 일상적인 현상과 매우 유사하다. 가장 흔한 것이 마른 기침, 특히 ‘거위 소리(Goose honking)’라고 불리는, 울리는 듯한 건조하고 굵은 기침이다. 처음에는 흥분했을 때, 산책 후, 밥 먹고 나서, 혹은 짖은 뒤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정도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기침이 빈번해지고, 한번 시작하면 수 분간 지속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강아지가 기침을 하고 나서 토하는 것처럼 구역질을 하거나, 거품 섞인 침을 뱉어내는 경우도 많다. 심한 경우에는 잠을 자다 깨어날 정도로 기침 발작이 발생하기도 하며, 특히 밤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기관 협착이 진행되면 호흡의 질 자체가 변하게 된다. 숨소리가 거칠어지거나, 들숨에서 고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간헐적으로 코를 킁킁거리거나 입을 벌려 헐떡이게 된다. 평소보다 숨이 짧아지고, 산책을 오래 하지 않았음에도 혀 색이 창백해지거나 푸르스름해지는 청색증이 보이면 그건 이미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일부 강아지는 무리한 운동 후 졸도하듯 쓰러지는 ‘일과성 실신’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그 자체로도 매우 위험하다. 보호자는 이러한 행동 변화들을 단순히 “덥다”, “지쳤다”는 식으로 해석하지 말고, 병적인 호흡 증상의 신호로 인식하고, 일지를 작성해 수의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강아지 기관 협착증 진단은 영상 검사와 호흡 반응 분석으로 이루어진다

기관 협착증의 진단은 일반적인 진찰만으로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영상 장비를 이용한 정밀 검사가 필수적이다. 첫 번째는 흉부 X-ray로 기관의 형태를 측정하고, 정상 지름 대비 얼마나 좁아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때 기관 전체를 길게 촬영하여 전장에 걸친 협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 강아지에서는 특정 위치에서만 국소적으로 협착이 발생하기 때문에, 촬영 시 협착 부위를 놓치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X-ray 상에서는 기관의 지름이 정상의 50% 이하로 줄어들면 중등도 이상으로 간주된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기관 내시경 또는 CT 촬영이 병행되기도 한다. 기관 내시경은 수면하에서 시행되며, 실제 기도 내벽의 탄력성, 함몰 정도, 염증 상태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기침의 빈도, 호흡 시 협착된 기관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동적 협착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어 치료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 일부 병원에서는 호기 유속 측정, 산소 포화도 측정, 심장 초음파 등을 함께 실시하여 호흡 기능 전반과 심폐 기능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이 질환은 증상의 경중보다 구조적 협착의 정도가 치료 방침을 결정짓기 때문에, 영상과 임상소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험 많은 수의사의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강아지 기관 협착증 치료와 관리는 단기보다 평생을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관 협착증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완치보다는 ‘조절’이 치료의 핵심이다. 경증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증상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주요 약물로는 기관지 확장제, 스테로이드, 진해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은 기관 벽의 염증과 붓기를 줄이고, 기도 저항을 낮추어 호흡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약물 치료만으로는 병의 진행 자체를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생활 환경의 개선과 보호자의 협조가 병행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생활 관리의 핵심은 ‘목에 압박을 주지 않는 것’이다. 목줄 대신 가슴 하네스를 사용하고, 흥분하지 않도록 외부 자극을 줄이며, 체중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비만은 기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증가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칼로리 조절과 꾸준한 체중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산책 시간은 짧고 자주 나누어 하고, 더운 시간대를 피하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기침이 심해질 때는 흡입형 약물 치료나 산소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되면 병원을 즉시 찾아야 한다.

중등도 이상 또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은 기관 스텐트 삽입술로, 협착된 기관 내에 금속 또는 합성 재질의 지지 구조물을 삽입해 기도 지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은 비교적 최근에 도입되었으며, 일부 케이스에서는 효과가 매우 뛰어나지만, 스텐트의 이동, 감염, 조직 자극 등 부작용도 존재하므로 반드시 숙련된 병원에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수술 이후에도 철저한 감염 관리와 모니터링이 요구되며,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기관 협착증은 단순한 “기침”으로 시작되지만, 보호자에게는 매우 고차원적인 관리 루틴이 요구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