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작게 태어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라지 않는 것이 문제다
강아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유난히 작고 약해 보이더라도 보호자는 “늦게 자라는 아이겠지”라며 안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견에 비해 눈에 띄게 작거나, 활동량이 적고 먹는 양도 적다면 단순히 체질적 문제로 넘기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성장 속도와 체격, 근육 발달이 일정 수준 이하로 정체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는 호르몬과 관련된 내분비계의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으로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강아지가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희귀 질환 중 하나다. 이 질환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태생기 또는 생후 초기부터 부족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전신의 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결과적으로 근육과 뼈, 신경계, 피부, 소화기 등 다양한 기관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조기 진단이 어려워 시간이 지체되면 성장 장애는 물론 지능 저하와 생식 기능 이상까지도 동반될 수 있어, 이 병은 작은 징후라도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생애 전반의 건강을 결정짓는 핵심이 된다.
강아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원인과 선천성 유형의 특징
강아지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드물게 선천성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선천성 형태는 갑상선 발달 자체가 결함을 가지거나, 갑상선 호르몬의 합성과 분비에 필요한 효소가 유전적으로 결핍된 경우에 발생한다. 간혹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인 TSH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이차적으로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형태는 흔하지는 않지만 특정 품종에서 유전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골든 리트리버, 도베르만, 아이라운드 세터, 복서, 라브라도 리트리버 등에서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태어난 직후에는 별다른 외형적 이상이 보이지 않지만, 생후 4~12주가 지나면서 다른 강아지들과 성장 속도 차이가 뚜렷해지며 식욕, 활동성, 반응성 등에서 차이가 생긴다. 이 질환은 조기 치료가 가능하지만, 발견이 늦어지면 성장판이 일찍 닫히고 뼈 형성이 정지되면서 왜소증이 발생하거나, 신경계 발달이 정체되어 학습능력과 반사 행동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
강아지 성장 지연과 행동 이상으로 나타나는 조기 징후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내부 호르몬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병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외형상의 이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난다. 생후 1~2개월 시점에는 유난히 조용하고 움직임이 적은 것으로 시작되며, 먹는 양에 비해 체중이 늘지 않거나 형제견들보다 현저하게 체격이 작게 유지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일부 보호자는 이를 건강하고 얌전한 아이라고 오해하거나, 늦게 크는 개인줄 알고 방치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서 털이 잘 자라지 않거나 빠지기 시작하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비듬이 생기며 기온 변화에 민감해진다. 강아지가 추위를 유독 많이 타고, 조그만 자극에도 잘 떨며, 계단이나 점프 같은 간단한 동작을 꺼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 발음이 불분명하거나 울음 소리가 약하고, 학습 능력이 떨어져 배변 훈련이 잘 되지 않거나 이름을 부를 때 반응이 더딘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특히 후기에 접어들수록 근육 약화, 무기력, 배변 실금, 낮은 심박수, 낮은 체온 등 전신적인 대사 기능 저하 증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보호자는 이런 증상들을 단편적으로 보지 말고 하나의 연결된 신호로 받아들이고 조기에 수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강아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진단은 혈액 검사와 호르몬 분석이 핵심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혈액을 통해 진단이 가능한 대표적인 내분비 질환 중 하나다. 보호동물 병원에서는 우선적으로 혈청 내 T4와 자유 T4 수치를 측정하여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 수치보다 낮은지를 확인한다.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고 임상 증상과 일치할 경우, TSH 수치를 함께 측정해 뇌하수체의 자극 호르몬 이상 여부를 분석하게 된다. 선천성 형태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이 생후 초반부터 현저히 낮게 유지되며, 호르몬 보충을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도 수치가 상승하지 않는다. 다만 T4 수치가 낮은 것이 항상 갑상선 질환 때문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전신 염증이나 간 질환, 신장 기능 이상, 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있는 경우에는 T4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비갑상선성 갑상선저하증과 감별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임상 증상, 연령, 병력 등을 함께 고려하고 필요 시 갑상선 초음파나 추가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진단이 명확해졌다면, 그 이후에는 체중과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용량의 L-티록신(T4 호르몬 제제)을 투여하게 되며, 약물 복용 후에도 수개월 단위로 혈액검사를 통해 수치 조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강아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는 빠를수록 좋으며,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다행히도 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함으로써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다. 치료의 핵심은 빠른 진단과 함께 정량화된 L-티록신 투여이며, 이를 통해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외부에서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보통은 하루 12회, 일정한 시간에 투여하게 되며, 치료를 시작한 지 12주 안에 활동성과 식욕, 털 상태가 호전되는 것이 관찰되기도 한다. 그러나 근육과 뼈, 신경계의 발달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는 반드시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유지되어야 한다. 성장기 강아지에게 치료가 늦어질 경우 키가 자라지 않고 체형 불균형이 생기며, 행동 발달 지연, 지능 저하가 평생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약 복용 여부를 철저히 체크하고, 수의사와 함께 호르몬 수치 조절을 위한 검사 주기를 관리해야 한다. 체중 증가, 심박수 변화, 피부 상태 변화, 활동성 등은 모두 약물 반응의 척도가 되므로 꼼꼼한 기록이 필요하다. 이 병은 한 번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라는 점에서, 보호자의 인식과 책임감 있는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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