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희귀 질병

반려견 입냄새, 치명적인 유전성 희귀 질환

gerrard93 2025. 7. 13. 18:00

단순한 입냄새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입냄새를 맡게 되는 순간이 종종 있다. 간식을 먹은 후나 오랫동안 양치하지 않았을 때 냄새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냄새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거나, 썩은 고기, 암모니아, 금속 냄새 등으로 바뀌었다면 단순한 구취가 아닐 수 있다. 많은 보호자들이 강아지의 입냄새를 가볍게 넘기지만, 사실 그 냄새는 몸 안에서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복적으로 냄새가 강해지거나, 잇몸과 혀의 색이 달라지고, 동시에 피로감이나 활동 저하 같은 전신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글에서는 반려견의 입냄새로 알 수 있는 유전성 희귀 질환을 중심으로, 놓치기 쉬운 증상들을 알려드리고 예방 및 관리 방법까지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반려견 입냄새 유전질환

유전성 신장 질환 – 혈액 속 노폐물이 만들어내는 구취

입냄새의 원인 중 가장 간과되기 쉬운 질환이 **유전성 신장 질환(juvenile renal dysplasia)**이다. 이 질환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노폐물이 체내에 쌓이고, 결국 구강 내 점막을 통해 냄새로 배출되는 것이다. 보통 생후 수개월에서 2년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며, 보호자가 인식하기 전까지는 크게 이상 행동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강아지의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나 금속성 구취가 느껴지고,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시거나 소변량이 증가하는 경우, 신장 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경우 치료가 어렵고, 진행 속도도 개체마다 다르다. 혈액 검사에서 크레아티닌과 BUN 수치가 상승하고, 소변 농도가 낮게 측정된다면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신장 기능을 완전히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지만, 조기 진단 후 저단백 처방식, 수분 공급, 전해질 균형 유지 등의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완치 및 증상 완화까지 이루어질 수 있다.

포도당-6-인산 탈수소효소(G6PD) 결핍 – 치명적인 대사 장애

사람에게는 낯설지 않은 유전 질환인 G6PD 결핍은 일부 견종에서도 발견되는 매우 희귀한 유전 대사 질환이다. 이 질환은 적혈구가 산화 스트레스에 약해져 쉽게 파괴되며, 이 과정에서 과도한 헤모글로빈 분해물이 생성되어 구강 점막이나 호흡을 통해 특유의 쇠비린내 같은 냄새가 퍼지게 된다. 강아지가 입에서 이상한 냄새를 풍기면서 동시에 잇몸이 창백해지고, 기운이 없으며 숨이 가빠진다면 적혈구 파괴로 인한 급성 빈혈 상태일 수 있다. 특히 특정 약물이나 음식(예: 양파, 마늘, 특정 항생제 등)이 유전적 결핍을 가진 개체에 투여되었을 때 갑작스런 산화 스트레스가 가해져 질환이 급성으로 발현될 수 있다. G6PD 결핍은 DNA 유전자 검사로 진단 가능하며, 평생 특정 성분을 피하고 면역 관리를 통해 증상 발현을 예방해야 한다.

간문맥전신단락(PSS) – 간 기능 이상이 만들어내는 유해한 냄새

입냄새가 곰팡이나 휘발유에 가까운 톡 쏘는 냄새로 바뀌는 경우, 간의 해독 기능이 저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간문맥전신단락(PSS)은 유전적으로 간으로 가야 할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독성 물질이 뇌와 폐를 포함한 전신으로 퍼지는 희귀 질환이다. 생후 수개월 내에 증상이 시작되며, 활동량이 급감하거나, 식사 후 멍한 상태로 몇 분간 멈춰 있는 행동이 관찰된다. 간에서 해독되지 못한 암모니아가 체내로 유입되면 구강을 통해 배출되며, 이때 강한 구취가 발생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간성 뇌증으로 발전하여 경련, 의식 저하, 운동 실조가 동반된다. PSS는 초음파나 CT를 통해 혈관 구조를 확인하며, 수술이나 특수 식단을 통해 관리한다. 조기 발견 시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보호자가 입냄새와 신경학적 증상을 연관 짓지 못하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보호자가 간과하기 쉬운 경고 신호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강아지의 입냄새를 치석이나 양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구강 위생 문제도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냄새가 느껴지고, 동시에 식욕 저하, 체중 감소, 잇몸 색 변화, 피로감, 물 섭취량 증가 같은 이상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그 원인은 입이 아니라 몸 안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특히 질병 초기에는 냄새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그 단서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강아지가 평소보다 자주 하품하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행동, 혀 색이 옅어지거나 거칠어지는 현상도 내부 장기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들이 보일 때 보호자로서 꼭 주의를 기울이고 신경을 각벽히 써야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의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조기 검진과 식단 관리가 실명을 막듯 생명도 지킵니다

입냄새는 강아지 몸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반응을 보여주는 ‘가장 빠른 생체 신호’일 수 있다. 강한 구취를 반복적으로 느꼈다면 가장 먼저 동물병원에서 기본 혈액검사, 소변검사, 간·신장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면 초음파나 유전자 검사까지 이어져야 한다. 이 과정을 귀찮아하거나 뒤로 미루게 되면 병이 이미 전신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전성 질환은 증상이 발현된 후에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위험 신호를 초기에 감지하고 예방하는 것이 유일한 대응 방법이다.

유전성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일반 사료보다 저단백 처방식, 저인산 식이, 항산화 물질 강화 식단이 필요하며, 특정 약물이나 간식 성분도 피해야 한다. 일부 질환은 식단만으로도 증상 발현을 2~3년 이상 늦출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식단을 단순히 기호성 위주로만 선택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입냄새는 귀찮고 불쾌한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켜주는 경고음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