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희귀 질병

반려견 조기 실명 유발 희귀 안질환 총정리

gerrard93 2025. 7. 13. 10:00

보호자가 처음으로 눈치채야 할 신호, 반려견의 ‘눈’

강아지의 눈은 보호자와의 교감을 이루는 중요한 도구이다. 보호자는 강아지의 눈을 통해 감정을 느끼고, 반려견 역시 눈빛으로 많은 것을 표현한다. 하지만 강아지의 눈에 흐릿한 안개가 낀 듯한 느낌이 들거나, 눈동자에 이상한 하얀색 혼탁이 나타난다면 이는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시력 저하, 나아가 실명의 신호일 수 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이러한 시각적 이상을 단순 노화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백내장이라는 단어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다른 희귀 안질환은 전혀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반려견의 눈에 나타나는 작은 이상이 심각한 안과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으며, 특히 조기 실명과 연결되는 희귀 안질환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굉장히 중요하다.

강아지는 말을 하지 못한다. 시야가 좁아지거나 흐려져도 불편하다는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보호자가 강아지의 작은 행동 변화를 민감하게 인식해야 한다. 평소와 달리 벽에 부딪히거나, 어두운 곳에서 주저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멈칫한다면 단순한 겁이 아니라 시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 눈이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라면 이미 질환이 꽤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호자의 빠른 인식과 병원 진단이 실명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반려견 조기 실명 유발 안질환

선천성 각막이영양증 – 조용히 각막을 흐리게 만드는 질환

강아지의 눈이 하얗게 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희귀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선천성 각막이영양증이다. 이 질환은 각막에 지질이나 단백질이 과다하게 침착되면서 혼탁을 일으키는 유전성 질환이다. 보통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며, 보호자가 발견하는 시점에는 이미 각막 표면에 하얀 막이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대부분 양안에 동시에 나타나며, 초기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이다가 점차 빛에 민감해지고 외부 활동을 꺼리는 행동이 동반된다.

각막이영양증은 일반적인 백내장과는 다른 진행 경로를 보인다. 백내장은 수정체 내부의 변화지만, 이 질환은 각막의 전면부에 생기기 때문에 안과 전문 수의사의 검사 없이는 정확한 구분이 어렵다. 보호자가 집에서 눈으로 보기에는 둘 다 흰색으로 흐려진 눈처럼 보이기 때문에 판단에 착오가 생기기 쉽다. 치료는 어렵고, 진행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자외선 차단, 인공 눈물 사용, 항산화 점안제 등으로 각막의 건조와 자극을 줄여주는 관리가 필요하며,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진행성 망막 위축증 – 시야를 어둡게 만드는 조용한 적

진행성 망막 위축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세포가 퇴화하며 시력을 완전히 잃게 만드는 유전성 희귀 질환이다. 이 질환의 가장 무서운 점은 초기에 거의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강아지가 정상처럼 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시야의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거나, 밤에는 거의 앞을 못 보는 상태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이상을 감지하는 시점은 강아지가 밤에 부딪히거나, 평소처럼 잘 걷던 곳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모습을 볼 때다.

이 질환은 야맹증부터 시작해, 점차 시야 전반이 흐려지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또 한 가지 특징적인 점은, 플래시를 터뜨렸을 때 눈에서 강하게 빛이 반사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망막의 기능 저하로 인해 시세포가 비정상적인 빛 반사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때는 반드시 망막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하며, 전기생리검사나 안저 촬영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PRA는 현재까지 완전한 치료법이 없지만, 환경 적응을 통해 실명 상태에서도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익숙한 가구 배치를 유지하고, 새로운 물건을 갑자기 들여놓지 않으며, 강아지가 의지할 수 있는 루틴을 지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안구건조증과 각막궤양 – 단순한 눈곱이 만든 실명 위기

눈곱이 많다고 해서 단순히 먼지가 들어갔겠거니 하고 넘기는 보호자들이 많다. 그러나 만약 눈곱이 끈적이고 노란색을 띠거나, 하루에도 여러 번 닦아줘야 할 정도로 과다 분비된다면 이는 단순한 감염이 아닌 만성 안구건조증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자가면역으로 인해 눈물샘이 파괴되는 KCS(건성 각결막염)는 시간이 지나면서 각막 표면에 상처를 남기고, 이 상처가 궤양으로 발전해 시력을 위협하게 된다. 이 과정은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진행된다.

초기에는 강아지가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바닥에 눈을 비비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후 각막 표면에 흰색의 반점이 생기고, 충혈이 심해지면서 보호자는 이상을 눈치채게 된다. 궤양이 심해지면 각막 천공이나 감염, 실명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면역억제 안약과 항생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보호자는 실내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인공눈물을 꾸준히 점안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일상 속에서 강아지의 눈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 태도가 결국 실명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예방의 첫걸음

희귀 안질환은 대부분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조기 발견 없이는 진행을 멈추기 어렵다. 반려견의 눈은 매일매일 확인해야 하는 건강의 창문이다. 아침에 눈곱을 닦을 때 흰자와 홍채의 색깔, 눈동자의 반사, 눈물의 양을 꼼꼼히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특히 리트리버, 슈나우저, 닥스훈트, 코커스패니얼 등 안과 질환에 취약한 견종을 키우고 있다면 6개월마다 정밀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강아지가 벽에 부딪히거나, 어두운 곳에서 걸음을 멈추거나, 밝은 빛을 싫어하게 된다면 이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할 신호다. ‘예전보다 얌전해졌네’, ‘요즘은 산책을 싫어하네’ 같은 판단으로 넘기면 안 된다. 그 변화는 시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조용한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세상은 시각, 후각, 청각이 어우러져 구성된다. 그 중 시각이 점차 사라진다는 것은 세상의 절반을 잃는 것과 같다.  반려견의 실명은 보호자와의 소통의 부재를 유발하고 사랑하는 반려견과의 상호작용을 방해한다. 실명을 막기 위해 보호자가 먼저 눈의 변화를 읽고,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지켜내는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