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희귀 질병

반려견 희귀 질환 ‘선천성 식도 확장증(Megaesophagus)’의 증상과 돌봄 방법

gerrard93 2025. 7. 10. 21:00

자꾸 사료를 토해내는 강아지, 단순 소화 문제 아닐 수 있다

강아지가 식사 후 곧바로 사료를 토하거나, 먹은 것을 삼키지 못하고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반복한다면 대부분의 보호자는 식사 속도가 빠르거나 사료가 맞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어린 강아지나 대형견이 사료를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뱉는 모습을 보일 때, 보호자는 구토나 소화불량 정도로만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구토가 아니라 삼킨 음식이 원래 형태 그대로 역류하고, 기침이나 흡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그것은 단순한 위장 문제가 아니라 식도의 구조적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선천성 식도 확장증은 식도가 과도하게 확장되고, 이로 인해 음식물이 위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한 채 식도 안에 머무르다가 다시 올라오는 질환이다. 증상이 반복되면 영양 결핍과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어린 강아지에게는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상태다. 보호자는 단순 토사물의 형태를 넘어 먹고 난 직후의 행동, 자세, 호흡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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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식도 확장증 원인과 발병 기전

선천성 식도 확장증은 식도의 근육이나 신경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식도의 연동운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음식물이 식도에 정체되는 병리 구조를 가진다. 정상적인 강아지는 삼킨 음식이 식도의 수축 운동을 통해 위로 밀려 내려가지만, 이 질환을 가진 강아지는 식도 근육의 수축이 약하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 안에 남아 있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도는 음식물과 공기에 의해 늘어나고, 점점 확장되면서 원래의 관 모양을 잃고 무기력한 주머니처럼 변화한다.

이 질환은 선천적 형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후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유전적 소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골든 리트리버, 저먼 셰퍼드, 아이리시 세터, 그레이트 데인,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리트리버, 폭스 테리어, 닥스훈트 등에서 빈도가 높게 보고되어 있다. 후천적으로는 중증 근무력증, 갑상선 기능 저하, 부신 기능 저하, 식도 신경 손상, 중추신경계 질환 등에 의해 식도 운동이 약화되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신경성 원인의 경우 정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선천성 식도 확장증 주요 증상

가장 두드러지는 증상은 식사 직후 토사물 역류다. 강아지가 사료를 삼킨 직후 곧바로 다시 고개를 숙이거나 흔들면서 내용물을 뱉어내는데, 이때의 토사물은 소화되지 않은 사료 그대로이며 냄새도 거의 없다. 일반적인 구토와는 다르게 복부의 수축 없이 조용히 흘러나오듯 나오기 때문에 보호자가 처음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도 많다. 식사 후 체중이 줄거나,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신호다.

이 외에도 잦은 기침, 폐렴 증상, 숨쉬기 어려움, 코막힘 등 호흡기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식도에 정체된 음식물이 기도로 흘러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폐렴까지 진행되면 발열, 무기력, 식욕 저하, 호흡 곤란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강아지에서 식욕은 있으나 체중이 늘지 않고 자주 식사를 뱉는다면 선천성 식도 확장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또한 일부 강아지는 식사 중 고개를 자주 들거나, 물을 삼키지 못하고 입 주변이 젖는 모습도 보인다. 물을 마신 후 기침하거나, 코로 물이 흘러나오는 경우는 이미 기도 방향으로 역류가 시작된 상태다. 보호자가 의심 징후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면 단순 사료 교체, 식사량 조절 같은 방법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진단이 늦어져 증상이 심화될 수 있다.

선천성 식도 확장증 진단 방법

진단은 우선 병력 청취를 통해 이루어진다. 보호자가 식사 후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 토사물의 상태가 어떤지, 성장 속도와 체중 변화는 어땠는지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의사는 식도와 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X-ray 촬영을 시행한다. 이때 식도 내부에 음식물 잔류물이나 공기 음영이 관찰되고, 식도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넓게 확장되어 있다면 식도 확장증을 진단할 수 있다.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해 바륨 조영제를 삼킨 뒤 촬영하는 식도 조영 촬영이 시행된다. 이 검사를 통해 음식물이 식도를 어떻게 통과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으며, 식도 연동운동이 거의 없고 바륨이 중간에 정체되어 위로 내려가지 않는 모습이 관찰되면 확진할 수 있다. 이때 기도로 바륨이 역류되는 모습이 보이면 흡인성 폐렴 위험이 매우 높다는 의미이므로,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혈액 검사, 갑상선 검사, 부신피질 기능 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병행하며, 중증 근무력증 등 후천적 원인을 감별하기 위한 항체 검사도 시행될 수 있다. 폐렴이 의심되면 흉부 초음파, 폐음 청진, 혈액 염증 수치 확인 등도 병행하여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선천성 식도 확장증 치료와 돌봄 방법

식도 확장증은 구조적 회복이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보다는 관리가 핵심이다. 관리의 가장 중요한 축은 식사 자세 조절이다. 중력의 힘으로 음식물이 위로 잘 내려갈 수 있도록 반드시 몸을 세운 상태로 먹이는 것이 기본이며, 이를 위해 특수 식탁이나 ‘베일리 체어’라고 불리는 전용 급식 의자가 사용된다. 식사 후에는 최소 20~30분 동안 똑바로 앉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이 시간을 통해 음식물이 식도에서 위로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돕는다.

식단 역시 매우 중요하다. 사료는 물에 불려 부드럽게 만들거나, 특수 고칼로리 식이로 변경하며, 식도에 남기지 않고 위로 잘 내려갈 수 있도록 점성과 밀도를 조절해야 한다. 고형 사료보다는 중간 점도의 고열량 습식 식단이 권장되며, 하루 급식 횟수를 3~5회로 나눠 소량씩 자주 급여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물도 식사처럼 조절된 방식으로 제공하며, 식후에는 격한 활동을 피한다.

흡인성 폐렴 예방과 조기 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기침, 구토, 열, 무기력 같은 폐렴 징후가 보이면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며, 상태에 따라 항생제 치료, 수액 치료, 산소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다. 만성 폐렴이 반복되면 폐기능 저하와 체력 저하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철저한 관찰과 예방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 약물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위장 운동 촉진제, 위산 억제제, 식도 점막 보호제 등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보툴리눔 톡신 주사나 식도 절제 수술이 시도되기도 하지만 예후는 제한적이다. 결국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조기 진단과 일상 속 맞춤 관리이며, 보호자의 정성과 일관된 식이 관리가 강아지의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